박기량 "무대 낯가림 처음" 이수진 "색달랐다"
GodDamn 2016-05-16 06:46:53 2333 0

[일간스포츠 이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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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10년차, 무대에서 처음 낯을 가렸어요."(롯데 박기량)
"롯데 인기가 더 많은 거 같아…"(삼성 이수진)


'프로야구 치어리더 3대 여신'으로 불리는 롯데 박기량(25)씨와 삼성 이수진(24)씨.

두 사람은 지난 13~1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1982 클래식 시리즈'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박기량씨는 롯데에서만 8년, 이수진씨는 삼성에서 4년째 치어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3대 여신'에 나머지 한 명은 NC 김연정씨가 꼽힌다.

13~14일 경기 중간중간 양팀 응원 단상을 오갔고, 경기 종료 후엔 삼성이 주관하는 '금토는 블루다' 행사에서 30여 분 콜라보 무대를 선사했다.

소속팀이 다른 치어리더가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건 흔치 않다. 대다수 구단은 연고 팬이 많은 수도권 경기 일부를 제외하곤 원정 경기에서 치러리더 응원을 하지 않는다. 박기량씨는 "처음에 같이 공연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 잘 될까?'라고 생각했다. 서로 스케줄이 다르다 보니 함께 연습할 시간도 없었다. 영상을 통해 호흡을 맞춘 게 전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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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주인공은 선수다. 하지만 치어리딩은 KBO리그의 명물로 꼽힌다. 미국이나 일본 야구 팬이 한국 야구장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꼽는 게 응원이다. 이닝 교대시 1분30초~2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치어리더는 관중의 시선과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

박기량씨는 "치어리더 10년 차인데 처음으로 무대에서 낯을 가려봤다. 둘째 날부턴 편해졌다. 대구 팬들이 더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반겼다. 이수진씨는 "우리 홈인데 롯데 치어리더 인기가 더 많은 것 같다"라고 웃으며 "우리 팬들이 열심히 정말 응원 잘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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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가장 열성적인 응원을 자랑하는 팀이다.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고, 사직구장은 '세계 최대 노래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구 경기에는 단체 원정 응원도 불사한다.

박기량씨는 "이런 행사가 정말 새롭다. 삼성 팬들이 롯데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크게 놀랐다. 다 서서 응원을 하시더라. 적이 아닌 같은 야구팬으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14일 경기 5회 초 삼성측 응원단상에 콜라보 무대를 마친 그의 손에는 꽃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그는 "팬이 주셨다"고 웃었다.

치어리더 사이에는 라이벌 의식이 없을까. 박씨는 "그런 거 없지 않나? 평소에 친해서 전혀 의식은 안 했다"며 이수진씨를 쳐다봤다. 이씨는 "공연 준비하기도 바쁜데…"라고 답했다. 오히려 평소에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한다. 박기량씨는 "오늘 헤어 스타일링도 수진이가 해줬어요"라며 이수진씨를 향해 "(머리카락) 한 가닥만 일부러 안 꼬아준 거 아이가"라고 경상도 사투리로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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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8~30일엔 삼성이 사직구장을 답방하는 형식으로 다시 '클래식시리즈'가 열린다. 이수진씨는 "약간은 무섭고 걱정도 된다"면서도 "전광판을 반으로 나눠 분할된 치어리더 영상이 나가니까 색달랐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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