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 전설들, 드라마 같은 피날레를 꿈꾼다
티키타카 2016-06-20 10:41:45 3108 0

2015-2016시즌이 공식적으로 한 경기 남았다. 외나무다리에 섰다. 일찍 끝날 것 같은 시리즈가 어느덧 최종전까지 왔다. 1승 3패 열세였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놀라운 저력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우위에 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코트 안팎에서 자원을 잃으며 흐름을 내줬다. 이제 한 경기다. 시즌 내내 돌풍을 몰고 다니며 73승 대기록을 썼던 MVP 스테판 커리와, 위기의 순간 40득점을 폭발시키며 명성을 입증한 르브론 제임스의 이번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6차전을 돌아보고 7차전을 전망해보는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봤다. ※ 모든 시간은 한국시간 기준, 스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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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광작가

 

 

 결연한 의지

 

더 물러날 곳이 없었던 그는 패스 대신 화력을 택했다.

 

2경기 연속 41득점을 기록하면서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가져갔다. 3쿼터 10점, 4쿼터 17점을 기록했다. 덕분에 골든스테이트 추격도 완전히 떨쳐냈다.

 

르브론이 2경기 연속 40+득점을 기록한 것은 2009년 동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vs 올랜도 매직) 이후 처음. NBA 파이널 역사를 돌아보면 40+득점을 2경기 연속 기록한 선수는 제리 웨스트,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릭 베리 등 4명뿐이었다. 르브론이 이제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마이클 조던은 1993년 파이널에서 42, 44, 55, 41점을 연속으로 기록했다.)

 

르브론의 이러한 활약을 보면서 리처드 제퍼슨은 팀 던컨이 생각났다고 말한다. 던컨은 2003년 파이널에서 제퍼슨이 소속된 뉴저지 네츠(현 브루클린 네츠)를 4승 2패로 꺾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우승시켰다. 당시 시리즈가 결정된 6차전에서는 30득점 15리바운드 10어시스트 9블록을 기록했다. 제퍼슨은 “두 선수(르브론, 던컨) 모두 특별하고 독특한 면이 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제임스는 트리스탄 탐슨보다 3초 짧은 42분 35초를 소화했다. 그러나 막판까지 지친 기색이 없었다. 타이론 루 감독의 말에 따르면 르브론 제임스는 3쿼터 막판 타이론 루 감독에게 “날 뺄 생각이라면 하지 말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루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또 한 번 믿지 못할 활약을 보였다. 우리가 르브론에게 기대했던 그 활약, 그대로였다. 커리어 내내 보였던 그 모습이었다. 덕분에 이제 한 경기 더 치르게 됐고, 우리는 한 번 더 그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4번의 7차전 경기에서 최소 30점 이상을 올려왔다. 5~6차전에서 41점씩을 올려온 그가 과연 이번에도 경이로운 활약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final71.jpg5~6차전을 지배한 르브론 제임스, 그는 7차전 경기에서 유독 좋은 기록을 보여왔다. 클리블랜드 타이론 루 감독과 동료들은 르브론이 한 번 더 팀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


ㄴ 너를 인정한다

 

앤드루 보거트의 결장은 생각이상으로 큰 영향을 주었다. 클리블랜드는 초반부터 노골적으로 골밑을 공략했다. 1쿼터를 한 번도 교체 없이 소화한 트리스탄 탐슨은 1쿼터에만 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자유투도 4개나 얻어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수비에서 몇 차례 존재감을 보였지만, 한참 활발할 때와 비교해보면 잠잠했다. 공격도 마찬가지.

 

3쿼터와 4쿼터 한때 반격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골든스테이트 공격 자체가 뒤로 밀려난 듯한 형국이었다. 많은 움직임이 장점인 팀이 ‘세워진 채’ 공격을 하게 됐으니 잘 될 리가 없었다. 그들은 1쿼터 6분 56초를 남겨놓고서야 비로소 첫 득점을 성공시켰다. 6차전 중계를 맡은 제프 밴 건디 해설위원은 클리블랜드에 대해 “수비 덕분에 대단히 훌륭한 경기 초반을 보내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차는 경기 내내 골든스테이트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다. 그린은 “시작부터 엉망이었다. 수비를 잘 하지 못했고, 공격에서는 점프슛을 너무 많이 날렸다. 그들 수비에 고전한 면도 있었고 스스로 무덤을 판 부분도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스티브 커 감독도 동의했다. “원정에서 클리블랜드 같은 팀을 이기려면 모두가 다 잘 해야 한다. 모두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박스스코어를 보면 제각각이다. 숀 리빙스턴도 슛이 잘 안 들어갔고, 해리슨 반즈도 고전했다.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타이론 루 감독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괜히 73승을 거둔 팀이 아니다. 슛 몇 개가 들어가더니 금세 추격하더라. 역시 골든스테이트다웠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타임아웃 이후 집중력을 잘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점수차를 벌리면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조심했다”라고 돌아봤다.

 

+ 쿼터별 리바운드 차이(6차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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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 기록 비교(6차전) +
페인트존_ CLE 42-30 DUBS
세컨찬스_ CLE 12-9 DUBS
속공_ CLE 19-10 GSW

 

ㄷ 더블더블러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스티븐 애덤스(OKC)와 비스맥 비욤보(토론토)가 ‘신 스틸러’였다면, 이번 파이널에서는 트리스탄 탐슨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고 있다. 6차전에서는 리바운드 16개를 걷어냈다. 2015년 동부 준결승 6차전(vs 시카고 불스)에서 잡아낸 커리어 하이 기록보다 1개 모자란 기록이었다. 또, NBA 파이널에서 2경기 연속 15+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2009년 드와이트 하워드(당시 올랜도 매직) 이후 처음이다.

 

탐슨의 에너지는 골든스테이트에게 부담이 되기에 충분했다. 리바운드와 박스아웃뿐 아니라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를 밀어냈다. 탐슨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기동력이다. 2대2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스위치로 스테판 커리를 부담스럽게 했다.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움직임도 훌륭했다. 곧장 르브론에게 공을 건네고서는 속공에 가담, 어느새 상대 진영으로 넘어와 덩크슛을 내리 꽂았다. 그의 연속 득점으로 클리블랜드는 24-9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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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T의 골밑 서비스는 보거트가 빠진 골든스테이트 수비를 부담스럽게 했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르브론 제임스는 탐슨의 이니셜을 따서 ‘더블 T’라고 부른다. 그는 “더블 T의 에너지가 우리에게 더 많은 포제션을 안겨줬다. 또 초반부터 수비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해주면서 상대 공격 기회를 줄여준 것도 잘 했다. 오늘 아주 훌륭했다. 덕분에 우리가 한 경기를 더하게 됐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탐슨은 그런 르브론의 칭찬에 대해 “골밑에서만큼은 내가 스타다. 내 역할에 헌신하면 팀이 이길 수 있다. 내 할 일은 내 에너지를 총동원해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것이다. 그게 내가 이 팀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다”라고 화답했다.
 
ㄹ 러브 미

 
탐슨의 보드 장악이 정점에 이른 가운데, 만일 케빈 러브가 제 몫을 다해줬다면 클리블랜드는 더 쉽게 경기를 끝냈을 지도 모른다. 여러모로 러브에게는 운이 안 따라준 경기였다.

 

1쿼터 러브의 출전시간은 겨우 1분 30초. 파울은 2개였다. 슛 한 번 시도하지 못한 채 벤치로 물러났다. 2쿼터는 좀 다를 것 같았다. 2쿼터 시작 1분 만에 카이리 어빙의 패스를 받아 포스트를 공략, 자유투 2구를 얻어냈다. 조짐이 좋았다. 하지만 자유투를 넣은 지 정확히 15초 만에 3번째 파울이 선언됐다. 드레이먼드 그린을 막다 범한 파울이었는데, 이때 켄 마우어 심판의 파울 콜이 늦어져 더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케빈 러브의 6차전 출전기록은 11분 55초 출전에 7득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러브 역시 아쉬워했다. 그는 시리즈 내내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언급하며 “그래도 팀은 이기고 있으니 내가 기회를 많이 못 받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7차전에서는 분명 러브의 분투도 필요하다. 골든스테이트는 분명 골밑이 약해졌다. 노릴 만한 구석이 많다. 일단 안쪽이 풀리면 바깥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어있다. 안을 풀어줄 역할을 러브가 거든다면 클리블랜드도 수월하게 경기를 가져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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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달리 이궈달라는 7차전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몸 상태는?

 

어느덧 NBA 파이널 7차전까지 왔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시즌 103번째 경기를 치른다는 의미이며, OKC와 7차전까지 갔던 골든스테이트는 106번째 경기를 갖게 됐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보다도 많은 경기다. 지난 시즌에는 골든스테이트가 103경기, 클리블랜드가 102경기를 치렀다. 아마도 정신과 체력 모든 면에서 바닥까지 갔을 것이다. 덕 노비츠키는 한때 파이널에서 패한 뒤 정신적인 후유증이 아주 컸다고 말한 바 있는데, 아마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100경기 이상을 치른 여파일 것이다.

 

이 가운데 선수들을 급습한 부상이 팬과 코칭스태프를 걱정시키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카이리 어빙 때문에 조마조마 했다. 이날 어빙은 전반에 20점을 올렸으나 후반에는 3점에 그쳤다. 6개의 슛을 시도해 5개를 놓쳤고 자유투도 1개 밖에 얻지 못했다.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이유는 부상 탓이었다. 후반전에 왼쪽 다리를 다쳤던 것. 하지만 어빙은 7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뛸 것이다. 살짝 돌아갔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경기 간격이 긴 것도 어빙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어빙은 “7차전이다.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경기다. TV로만 보던 그 무대에 내가 서게 됐다. 그 무대를 어떻게 쉴 수 있겠나”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오클랜드 팬들은 안드레 이궈달라가 걱정이다. 6차전에서 이궈달라는 등 통증에 시달리며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 중에도 트레이너로부터 마사지를 받았다. 받은 뒤에도 자세가 좋지 않았다. 농구선수에게 등과 허리는 자세를 잡는데 있어 큰 영향을 끼친다. 르브론 같은 선수를 매치업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궈달라는 다행히 7차전을 대비하는 비디오 분석 현장에도 정상적으로 참가, ‘꼭 이겨달라’는 팬들의 바람에 화답했다. (팀 운동은 하지 않고 치료를 받았다.)

 

기자회견에도 나타났다. “몸 괜찮냐”는 질문에 “숨은 쉬고 있다”라고 답하는 여유도 보였다. 이궈달라는 누적된 피로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전했다. 원래 등이 안 좋은 상태에서 비행이 계속되다보니 탈이 온 것이다. 이궈달라는 “타이밍이 아주 안 좋았다”라며 “하루 쉬게 되어 참 다행”이라 말했다. 그는 7차전 전망을 해달라는 질문에 “트랜지션 수비가 아주 중요할 것 같다”라며 “우리 팀 스타일대로 하나로 뭉치고 공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불명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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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전.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이 미스한 슛들 (이미지 출처=ESPN)

 

73승, 파이널 한 경기 최다 3점슛, 시즌 최다 3점슛 등….

 

골든스테이트는 ‘최고’, ‘최다’와 관련된 기록을 많이 세워왔다. 하지만 모든 기록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6차전은 ‘쇼크’ 그 자체였다. 경기 내내 한 번도 앞서가지 못했고, 1쿼터에는 11점 밖에 넣지 못했다. 3.1초를 남기고 이궈달라가 점프슛을 넣지 못했다면 9-31로 1쿼터가 끝날 뻔 했다. 9점이든 11점이든,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의 한 쿼터 최소 득점인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는 자체 최소득점에만 그치지 않았다. 11점은 농구경기에 ‘공격 제한 시간’이 도입된 이래, NBA 파이널 ‘1쿼터’ 최소득점이기도 했다. 1955년 파이널 2차전(4월 2일)에서 포트웨인이 시라큐스를 상대로 13점에 그친 이래 가장 저조한 점수였다는 것이다. (범위를 4쿼터까지 확장하면 2006년 댈러스가 마이애미 시리즈 4차전 4쿼터에 올린 7점이 역대 기록이다.)

 

스티브 커 감독은 6차전 패배 후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 없어”라고 말했다.

 

“우선은 공부터 잘 다루고 제때 커트해주고, 정확하게 패스하고, 자신있게 슛을 던져야 한다. 수비도 중요하다. 이번 시리즈 들어 집중력이 집나간 경우가 종종 있었다. 딱 두 가지다. 오픈찬스에서 슛 못 넣는 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부주의한 패스로 실책을 하거나 수비에서 한 눈을 판다면 곤란하다.”

 

그 어느 때보다 1쿼터가 중요한 7차전이다. 파울, 실책, 자유투… 사소한 것들이 웃는 자를 바꿔놓을 수 있다. 과연 골든스테이트는 6차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속공

 

골든스테이트가 6차전에서 아쉬워 한 부분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속공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정규시즌 동안 속공으로 20.9점씩을 뽑아내며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리바운드, 수비 성공 후 재빨리 넘어가 공격을 시도했다. 굳이 ‘속공’이 아니더라도 빠르게 코트를 넘어가 아웃넘버상황에서 시도하는 공격이 일품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정규시즌 동안 평균 11.8점을 속공에서 만들어냈다. 30개 구단 중에서는 19위였다. 하지만 시리즈를 치르면서 그들의 페이스는 무섭게 올라왔다. 플레이오프와 파이널을 거치면서 스피드와 화력, 수비 모두 업그레이드 됐다. 골든스테이트에게 속공과 얼리오펜스를 쉽게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

 

5차전에서는 28-9로 완승을 거두었고, 6차전에서도 속공에서 19-10으로 앞섰다. 1쿼터에서만 속공으로 9점을 뽑아냈다. 기가 막힌 앨리웁 플레이도 나왔다. 르브론은 속공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5~6차전에서 클리블랜드가 뽑아낸 속공 점수 47점 중 12점을 도맡았다. 어시스트는 말할 것도 없다.

 

그 속공의 발단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스티브 커 감독이 부주의한 패스와 실책을 유독 경계하는 이유다. 수비 리바운드에서 이어지는 속공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무리한 돌파 과정과 점프패스 등에서 나오는 실책은 클리블랜드 상승세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원정에서의 7차전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6차전 승리 후 르브론 제임스가 남긴 말이다.

 

NBA 파이널 역사상 1승 3패로 밀리던 시리즈를 뒤집고 우승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4차전이 끝났을 때 모두가 그 역사가 반복되리라 봤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5차전과 6차전을 잡으면서 시리즈를 3승 3패로 돌려놨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긴 하다. 1승 3패 상황에서 7차전까지 간 팀도 겨우 2팀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1951년(뉴욕)과 1966년(LA 레이커스) 이후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다.

 

덕분에 NBA 역사상 19번째 파이널 7차전이 성사됐다. 지난 11년 간 4번째 있는 7차전이다.

 

사실 역사는 홈 팀 편이다. 지난 18번의 파이널 7차전에서는 홈 팀이 대부분의 경기를 이겼다. 전적상으로는 15승 3패다. 마지막으로 적지에서 7차전을 이긴 팀은 1978년 워싱턴 불레츠다.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꺾고 우승했다. (1년 뒤에도 두 팀은 파이널에서 만났다. 이때는 시애틀이 워싱턴을 이기고 우승했다.)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는 “정말 이기기 힘든 곳에서 경기를 하지만, 기세를 잘 이어가서 승리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반면 ‘집’에서 7차전을 맞게 된 그린은 “7차전은 완전히 새로운 경기다. 홈에서 우승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누구든 그럴 것이다. 우리는 잘 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7차전을 앞둔 두 지도자의 동향도 흥미로웠다.

 

타이론 루 감독은 닥 리버스 감독에게 전화해 7차전 경험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루 감독은 2009년부터 4년간 보스턴 셀틱스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한 바 있다. 셀틱스는 2010년 파이널에서 LA 레이커스에게 3승 4패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티브 커 감독은 의미있는 말을 했다.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이 아니더라도 꼭 볼 만한 말이었다.

 

“7차전인데 부담이 없다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말했다. 부담은 가질 수도 있지만 열정도 가져야 한다. 사실 이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커리어 내내 플레이오프도 못 올라가는 팀에서 뛸 수도 있다. 그저 돈만 받고 매년 플레이오프는 TV로만 보는 그런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는 행복한거다.”

 

ㅈ 조력자들

 

시리즈가 길어졌다. 초반을 ‘조연’들이 달궜다면 갈수록 ‘주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되찾아가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경우 1차전은 레안드로 발보사와 이궈달라, 해리슨 반즈, 션 리빙스턴 등이 승리를 안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벤치의 서비스가 줄고 있다. 커리와 탐슨이 터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에너지가 줄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클리블랜드도 리처드 제퍼슨이 벤치에서 올라와 노장투혼을 보였다. 5차전에서는 타이론 루 감독이 깜짝 기용한 단테이 존스와 모 윌리엄스가 제 몫을 해줬다. 단테이 존스는 4분 37초동안 폭풍 5득점을 남겼다. 파울까지 얻어내면서 기세를 높였다. 5득점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그가 남긴 최다득점이었다. NBA 13년차이며 2007년 파이널 당시 클리블랜드 주전가드를 맡았던 모 윌리엄스는 6차전에서 재치있는 몸놀림을 보이며 4득점을 보탰다. 5분 40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매튜 델라베도바가 제공할 수 없는 안정감을 서비스했다.

 

루 감독은 7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Mo)는 이전에도 파이널을 뛴 적이 있고, 올스타였던 선수다.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그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역시 늘 준비하고 있었다. 단테이 존스도 베테랑이다. 우리 팀에 오기 전까지 플레이오프에서만 60경기를 뛴 경력이 있다. 누군가 파울트러블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대신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셤퍼트, 케빈 러브, 리처드 제퍼슨이 파울트러블이었다. 단테이는 그 자리를 대신 해줄 선수였다. 수비도 좋고 터프한 선수다”라며 6차전 깜짝 기용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7차전에서는 갖고 있는 카드들이 모두 동원될 것이다. 중요한 건 조력자들이 평정심을 갖고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커리와 탐슨이 벤치에 있을 때, 혹은 르브론과 어빙이 벤치에 있을 때 흐름을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불필요하게 흥분을 잘 하는 이만 셤퍼트는 클리블랜드의 불안요소다. 반대로 골든스테이트는 리빙스턴과 발보사의 슛감이 살아날 필요가 있다. 또한 페스터스 이질리와 마리스 스페이츠 등도 투입됐을 때 생산력이 중요하다.
 
 참질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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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전 맹활약을 예고한 스테판 커리. 과연 그는 스티브 커 감독과 다시 한 번 웃을 수 있을까?(사진=게티이미지)

 

스테판 커리는 16년 만에 파이널 경기 중에 퇴장을 당한 MVP가 됐다. 16년 전 그 MVP는 샤킬 오닐이다. 굳이 샤크를 언급할 것 없이 커리조차도 NBA 선수로 뛰는 동안 자주 경험해본 적이 없던 일이었다. 그는 마지막 2번의 파울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보다 못한 스티브 커 감독까지 한 마디 했다. 벌금을 감수하고 꺼낸 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리그 사무국은 재빨리 둘에게 25,000달러 씩의 제재금을 물렸다. 둘이 합쳐 6,000만원 정도 된다.

 

스티브 커 감독은 “커리에게 불린 파울 6개 중 3개는 납득이 안 간다”라고 심판에 대해 불만을 하면서도 “심판판정 때문에 진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밀렸다. 그들은 이길 자격이 있다”라고 인정했다.

 

문제는 파울이 아니다. 이 정도로 항의를 한 만큼 같은 강도의 파울이 7차전에서, 그것도 골든스테이트 홈에서 불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략적’인 면에서 스테판 커리는 계속 클리블랜드의 집중 전략에 당할 가능성이 높다. 클리블랜드는 의도적으로 커리 쪽에서 스위치를 유도했다. 처음에는 완전 스위치로 대응했던 커리이지만, 그 뒤로는 쇼 디펜스(show defense)로 바꾸는 등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파울로 위축되면서 고전했다. 타이론 루 감독은 7차전에서도 1쿼터에 이를 시도하여 ‘간’을 보고자 할 것이다.

 

스티브 커 감독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상대 진영에 누가 나와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스위치 이후에 대한 계획도 세워놨다. 시나리오는 많다. 두 팀 모두 계속해서 변화를 줄 것이며, 서로에게 유리한 매치업을 찾아가 우위를 점하고자 할 것이다”라고 ‘정답’은 맞지만, 추상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아마도 커리가 수비 쪽에서 더 힘을 쏟도록 할 것이다. 그래서 지치게 만들겠지”라며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임을 밝혔다.

 

 크레익 세이거
 
6차전, 퀴큰 론스 아레나의 대형 전광판에 그의 얼굴이 비춰지자 다들 기립박수를 보냈다. 전설적인 리포터, 크레익 세이거였다. 올해 나이 64세인 세이거는 ABC가 중계한 6차전 경기에 리포터로 나서 인터뷰를 전담했다. 얼마 전, 백혈병 때문에 길어야 6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그의 입장에서 이번 파이널 6차전은 대중 앞에 서는 마지막 파이널 중계가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ABC와 ESPN이 나섰다. 세이거가 소속된 TNT와의 합의에 따라 세이거를 6차전에 투입, 그의 경력을 기념하기로 한 것이다. 세이거는 그럴 자격이 충분한 전문 리포터였다. 1951년생인 세이거는 CNN, TBS 등을 거치면서 스포츠 전문 리포터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1980년대 대학 풋볼과 프로야구, 1990년 월드컵, 1992년 동계올림픽 등을 거쳤으며 TNT에 합류한 뒤로는 NBA 중계를 전담해왔다. 그의 목소리는 NBA 비디오게임 ‘2K’ 시리즈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오랜 경력동안 ESPN과는 인연이 없었다. 도리스 버크와 함께 마이크를 잡은 2016년 NBA 파이널 6차전이 처음이었다.

 

현재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 농구경기 사이드라인 리포터로 내정된 상태다. 부디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해 올림픽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길 응원한다.
 
>> 6차전, 세이거 기립박수 장면(링크)
https://youtu.be/hNEYo8a_MBI

 

 통계와 기록
 
정규시즌 MVP 스테판 커리의 숫자와 활약도 주목해야 한다.

 

NBA가 MVP 상을 수여한 1955-1956시즌 이래, 정규시즌 MVP가 NBA 파이널 7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경우는 딱 한 번, 1974년뿐이었다. 당시 카림 압둘-자바는 오스카 로벌슨과 함께 밀워키 벅스를 NBA 파이널로 이끌었으나 보스턴 셀틱스에 7차전 접전 끝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보스턴에는 데이브 코웬스, 존 하블리첵, 돈 넬슨, 조조 화이트 등이 있었다.

 

그 외 6번의 사례에서는 모두 MVP가 소속된 팀이 이겼다. 목록은 아래와 같다.

 

1957년 - 밥 쿠지(보스턴), 우승
1962년 - 빌 러셀(보스턴), 우승
1970년 - 윌리스 리드(뉴욕), 우승
1974년 - 카림 압둘자바(밀워키), 준우승
1984년 - 래리 버드(보스턴), 우승
1994년 - 하킴 올라주원(휴스턴), 우승
2013년 -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우승

 

스테판 커리는 이 기록을 떠나 우승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최고의 활약이 필요하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커리는 시리즈를 치르면서 3점슛 대기록도 새로 썼다. 커리는 6차전까지의 활약 덕분에 NBA 파이널 단일시리즈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을 썼다. 모두 28개를 터트렸다. 2015년에는 단 2개 차이로 아쉽게(?) 세우지 못했던 기록이다. 이전 기록 보유자는 대니 그린으로 2013년에 27개를 넣었다.)

 

한편, NBA 파이널 MVP 트로피의 주인공인 빌 러셀은 NBA 역사상 파이널 7차전을 가장 많이 경험한 인물이기도 하다. 보스턴 셀틱스의 전설인 그는 현역시절, 파이널 7차전을 5번이나 치렀는데, 다섯 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7차전 평균 성적은 20.4득점 32.0리바운드다.

 

 팬들의 응원

 

오라클 아레나는 이미 매진된 지 오래이며, 표값은 ‘전설’로 남을 것이다. 수천만 원대까지 오른 사이드라인 티켓 가격도 그렇거니와, 각 좌석마다 기본적으로 ‘최소’ 100만원은 더 줘야만 흥정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다. 이 가운데, 국내 한 팬은 혹시나 하는 심정에 7차전을 예매해뒀다가 쾌재를 불렀다. “출장기간에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사뒀는데 정말로 7차전이 열릴 줄 몰랐다. 생애 첫 NBA 관람이 파이널 7차전이다”라며 기뻐했다.

 

그런가 하면 클리블랜드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도 이른바 ‘단관’이 펼쳐진다. 5달러씩을 내면 경기장에서 대형 화면으로 함께 응원하며 볼 수 있는 단체관람 티켓은 판매개시 2분 만에 매진됐다. 플레이오프 기간 중 계속된 단체관람 이벤트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됐다.

 

 홈경기에서의 7차전, 부담 OR 안심?

 

연패없이 1패 후에는 어김없이 반격한다던 골든스테이트의 쪼잔함도 이젠 옛말이다. 플레이오프의 치열함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골든스테이트도 서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에서부터는 굉장히 고생하고 있다. 3차전 패배 후 4차전을 이겨 시리즈를 3승 1패로 만들긴 했지만, 5차전과 6차전을 내리 지고 말았다.

 

만약 7차전을 진다면 3연패다. 어느덧 정규시즌에서든 플레이오프에서든 그들에게 '3연패'는 조금 낯선 숫자가 됐다. 실제로 그들이 마지막으로 3연패를 경험한 건 2013-2014시즌이다. 2013년 11월 20일부터 3경기를 내리 진 이후 한 번도 3연패를 경험한 적이 없다.

 

다행히 7차전은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다. 이곳에서 열린 1~2차전을 도합 48점차로 이겼으며, 이는 NBA 파이널 역사상 1~2차전 도합 최다 마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 ‘73승을 하고도 우승을 못하면 실패’라는 부담감이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다. 스티브 커 감독은 이 부분을 상당히 우려해왔다. 그래서 기자들이 질문을 할 때면 “73승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성과”라며 “파이널 우승을 못 해도 실패한 시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7차전을 앞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또 그런 질문이 나왔다. 커리와 클레이 탐슨은 73승까지 해놓고도 우승을 못 하면 ‘실패한 시즌’이라고 답을 했다. 기자들이 원하는 답일 것이다. 스티브 커 감독은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또 누가 그런 질문을 했나”라며 속상해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부담을 갖고 경직될 것을 걱정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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