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플레이

이게 어떤 상황이냐면요

1. 1978월드컵 결승전
2. 90분 넘기고 인저리타임
3. 1:0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82분에 네덜란드가 동점 만든 상황
4. 즉 이거 들어갔으면 후반 10분 남기고 2골 넣어서 극적인 역전 우승
5. 슈팅한 선수는 렌센브링크인데 이때 5골로 득점 공동 1위

그런데 야속하게도 저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고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합니다. 그리고...



우승은 아르헨티나. 이 골을 넣은 켐페스는 6골로 렌센브링크를 제치고 단독 득점왕에 올랐고, 골든볼까지 챙깁니다.

결국 렌센브링크는 월드컵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에 날려먹었으며, 골든볼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도 날려먹은 거죠. 연말의 발롱도르에서도 3위에 그쳤는데 덴마크 기자는 렌센브링크를 5위로 뽑으면서 '그 골 넣었으면 발롱도르 가능했을 것'이라고 대놓고 확인사살을...

뭐 렌센브링크는 '저거 어려운 상황이었고 남들 같았으면 골대 맞추지도 못했다. 근데 나는 저걸 슈팅으로 연결해서 골대 맞췄고, 욕만 먹었다.'라면서 억울해했습니다. 렌센브링크는 70년대 중후반 유럽 축구계를 풍미한 슈퍼스타였지만 유로1976의 실패에 이어 1978월드컵마저 아쉬움을 남겼고, 주로 활약했던 벨기에 리그가 하락세를 타면서 지금 와서는 거의 잊혀진 선수가 되었습니다.